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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6 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1

독서생활

by 캐뤼 2019. 3. 26.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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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맥스웰의 책은 반만 읽고 그만둬 버렸다. 
자기자랑과 갖다 붙인 남 얘기 두서없는 이야기.. 그저 갯수를 채우기 위해 10가지를 나눈듯 중구난방의 이야기 속을 헤매다 그냥 손을 놨다. 거기에 번역을 여럿에게 맡기고 짜깁기한듯 챕터마다 호흡이 달랐다. 이런 책이 있어서 자기계발서들이 욕 먹지 싶다.

그리고 나서 선택한 책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

그냥 갑자기 이거나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뽑아 들었다. 내게는 황문수 역(1975)과 다문독서연구회(1990) 두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황문수는 철학전공자답게 굳이 어렵게 잘 써놨길래 다문독서연구회 버전을 보기로 했다. 이것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아야하기는 매한가지.

우리는 원시적인 자연과 합일된 상태에서 문명으로 오면서 근원적으로 분리불안을 느낀다. 자연과의 분리. 의식이 자연과 인간, 동물과 인간, 자타를 구분하면 할수록 우리는 더욱 불안해진다는 것이 이 책의 전제이다. 원시공동체 사회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집단무의식을 고취시키는 의식을 한다. 

무엇인가와 나를 일치시키고 그래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한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비교와 경쟁에 내몰린다. 자타를 구분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피아로 구분한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의식은 철저히 분리된 나를 인지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더 쉽게 무언가에 열광하고 탐닉하게 된다. 종교, 게임, 폰, 술, 마약, 섹스..

섹스는 분리를 극복하기 위한 가장 안전하고 자연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단순히 몸과 몸이 결합되어 섹스를 하게 된다면 외려 지독한 분리만을 느낄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나 깨닫는 것은 서로가 완벽한 타인이라는 것. 오르가즘을 향해 달려가는 여정을 함께 하지만 끝은 한없이 허무하다. 

우리는 인지하든 못하든 무의식적인 연결성을 추구한다. 그래야 내가 혼자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테니. 사랑은 가장 강한 연결선이다. 남녀간의 사랑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사랑이 그러하다. 마음이 통한다고 느끼면 얼마나 반갑고 행복한가. 

그 사랑이라는 연결선이 계속 유지되게 하려면 우리는 기술을 익혀야한다. 

이게 이 책의 시작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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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밤 12시 두시간동안 스푼라디오에서 책을 읽는다. 

그리고 2시엔 그날 읽은 감상을 남긴다.

내가 정한 습관. 

다만 손이 아니라 키보드로는 생각이 잘 정리되지도 떠오르지도 않는다는 게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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